"여기 닭 한 마리 빨리요"

한국인에게 닭은 보양음식이다. 1970년대 들어 닭을 치는 농가가 부쩍 늘어 닭고기의 수급 사정은 달라진 후 닭은 한국인에게 있어 없어서는 안 될 육류가 됐다. 닭으로 해먹을 수 있는 요리는 많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치킨부터 시작해서 삼계탕, 닭볶음탕, 찜닭 등 닭으로 다양한 요리를 해먹을 수 있다. 그중에서 특히 ‘동대문 닭 한 마리’는 한국인의 보양 음식 중 하나로 우뚝 섰다.

닭 한 마리는 이름 그대로 닭 한 마리를 육수에 넣어 끓인 뒤 먹는 음식이다. 동대문 쇼핑가의 한 골목에 밀집한 닭 한 마리 식당 골목은 유명하다. 원래 이 지역의 이름은 닭백숙이었다. 동대문에 들락날락하는 유동인구가 많아지자 바쁜 이들을 위해 미리 양념을 다 해놓고 닭을 한 마리 통째로 가져가서 육수만 붓고 바로 끓여 먹을 수 있게 만든 것이 시발점이었다. 이에 손님들도 호응했다. 바쁜 손님들이 ‘여기 닭 한 마리 빨리!’라고 외친 데서 ‘닭 한 마리’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닭 한 마리를 주문하면 2인분 정도의 양이 나온다. 양푼에 육수와 닭 한 마리 그리고 대파와 감자가 담겨 나온다. 성인 남자 3명이서 먹는다면 닭 한 마리 반을 주문하면 된다. 미리 끓여서 나오기 때문에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닭고기만 먹게 되면 간혹 느끼하거나 약간 밋밋한 맛이 날 수 있기 때문에 자극적인 입맛에 익숙한 한국인을 위해 양념장을 만드는 법도 나와 있다. 제일 먼저 간장을 원하는 만큼 뿌린 다음, 고춧가루 등이 들어간 매운 양념을 약간 넣고 부추를 마지막으로 넣어 버무리면 완성이다. 기호에 따라 다진 양념이나 김치를 넣는다. 그리고 각자 소스를 만든 뒤에 익은 닭을 소스에 찍어 먹으면 된다. 처음 접한 이들에게 닭 한 마리의 먹는 과정은 복잡할 수 있다. 손님이 여성이거나 외국인일 경우 종업원이 닭을 잘라준다. 닭 외에도 떡과 적당한 채소가 들어가 있어 이것저것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닭만 먹으면 약간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 때, 칼국수와 볶음밥으로 육수의 아쉬움을 달랠 수 있다.